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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와 중앙일보는 폭망해야 한다. 본문
JTBC 홍정도 대표의 충격적 언론관...태블릿PC 조작보도 의혹 베일벗나
JTBC 손석희 사장의 태블릿PC 조작보도 의혹 사건은 JTBC 홍정도 대표이사의 몰윤리적 언론관으로 미루어 사실상 예고된 재앙이었다는 정황이 뒤늦게 발견돼 큰 논란이 예상된다.
JTBC 홍정도 대표는 지난해 9월 21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중앙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마지막 강연자로 무대에 올랐다. 이날 행사는 할아버지 홍진기와 아버지 홍석현 회장의 뒤를 이어 그룹을 이끌 3세 경영자인 홍 대표의 미래비전을 공개하는 자리였다.
홍 대표가 당시 공개한 비전은 그야말로 충격적인 것으로, 이른바 ‘황색저널리즘 선언’이라 부름직하다. 재벌언론사인 중앙미디어네트워크의 3세 경영자는 이날 “확인되지 않은 사실도 가치있는 정보다”라고 선언했다.
그는 “언론윤리관이 제대로 박혀있는 언론인이라면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어떻게 씁니까, 어떻게 전파합니까”라고 의문을 제기한 뒤 “그런데 문제는 여러분들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이미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은 떠돌아다니고 있어요, 카톡에”라고 말했다. 언론사주가 대놓고 ‘확인되지 않은 정보도 있는 그대로 보도하겠다’는 충격적 언론관을 내비춘 셈이다.
홍 대표의 발언은 진실보도라는 언론윤리 제1원칙을 정면으로 부정하면서, 동시에 그런 윤리관을 내재한 언론인을 ‘변화를 거부하는 꼰대’ 쯤으로 여기는 뉘앙스가 강력하게 풍기는 발언이다. 또한 “카톡에 떠돌아다니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은 이른바 찌라시를 지칭한 것으로 풀이된다.
쉽게말해 ‘찌라시도 가치있는 정보다. 진실보도라는 윤리관에 사로잡혀 이걸 보도하지 않는 언론인은 도태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설파한 것이다.
실제로 홍 대표는 이어지는 설명에서 언론인들이 진실보도라는 윤리관을 버리고 자세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부분이 사실은 언론인으로서 받아들이기 굉장히 힘든 부분입니다만, 자세가 바뀌어야 되는 부분”이라며 “이런 식으로 뉴스의 흐름을 관리해야지 변화하는 미래 언론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자부한다”고 단언했다.
이날 홍 대표의 선언은 자사 간부들과 기자들을 향해 “찌라시를 대하는 태도를 바꾸라”는 주문이자,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정보도 적극적으로 보도하라”는 사실상의 JTBC 의 보도지침을 공개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사주는 기자 이상의 기자”...잇단 JTBC 조작보도와 무관치 않아
저널리즘에서 사주(社主)는 신문의 정체성을 만들어 가는 핵심요소다. ‘사주는 편집국에 간여하지 않는다’는 원칙은 현실에선 통하지 않는다. 사주의 가치관에 반하는 기사는 한 두 번이라면 몰라도 절대 지속적으로 보도될 수 없다. 또한 기사를 대하는 사주의 개인적 가치관과 성향은 해당 언론의 색깔을 만들어내는 데 결정적이다.
중앙일보 문화부장 출신인 미디어펜 조우석 주필은 지난해 중앙일보와 JTBC의 좌파상업주의를 문제삼은 칼럼에서 “지면에는 어떻게든 오너의 퍼스낼리티와 가치관이 묻어난다”며 “그래서 사주는 기자 이상의 기자이고, 신문의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핵심”이라고 말한 바 있다.
또한 조우석 주필은 홍석현 회장의 아들인 홍정도 대표의 정치편향에 대해서도 힌트를 남겼다. 그는 “홍 회장은 중앙일보-jtbc 좌편향을 우려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우파인데 아들 홍정도가 좌파라서…”라고 변명한다”며 “그런 무책임과 달리 중앙일보와 jtbc가 해야 할 일은 정통언론으로 이 나라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것, 그리고 다가올 통일을 전후한 의미있는 사회적 기여가 아닐까”라고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홍정도 대표는 2015년 9월 열린 중앙일보 창간 50주년 행사에서 그룹의 미래전략을 발표한 뒤, 2016년 1월부터 중앙미디어네트워크·중앙일보·JTBC 공동대표 사장으로 사실상 경영권을 승계받아 그룹을 이끌고 있다.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아직 버티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홍정도 대표 체제로의 세대교체가 이미 상당부분 진행된 것으로 보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최근 보수우파 논객 김진 논설위원의 강제퇴사와 관련해 미디어비평지 미디어스는 “홍 회장의 아들인 홍정도 JTBC 대표가 인사의 전면에 나서는 ‘세대교체’라는 내부 반응”이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홍정도 대표의 지난해 ‘황색저널리즘 선언’은 최근 1년여 간 쏟아진 손석희 JTBC 보도부문 사장의 잇단 허위조작 보도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 특정보도에 대해 보도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손석희 사장이었겠지만, ‘확인 되지 않은 정보도 있는 그대로 보도하라’는 사주의 언론관을 손 사장이 장면으로 거역했을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실제로, 지난해 9월 ‘찌라시 선언’ 이후 JTBC 가 저지른 굵직한 허위조작보도만 해도 사드 관련 미 정부 기관지 오역 조작보도, 뉴욕타임즈 국정교과서 사설 날짜 바꿔치기, 성완종 육성파일 절도 무단방송 등 한 두 건이 아니다.
대외적인 ‘황색저널리즘 선언’ 이전에도 내부 회의에서는 사주의 가치관이 자주 간부들 사이에 공유됐을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2015년 5월 주한미국 지카바이러스 실험 거짓보도 역시 홍 대표의 언론관이 투영된 결과물로 해석해볼 수 있다. 2014년의 유명한 다이빙벨 보도 역시 마찬가지다.
화룡점정은 역시 일국의 대통령 탄핵을 이끌어낸 올해 태블릿PC 조작보도 의혹. JTBC의 태블릿PC 조작보도 의혹은 박근혜 대통령을 향한 온갖 의혹을 자가증식하게 만든 탄핵의 도화선이자 결정타였다. 그런데 첫 보도 이후 두달여 만에 태블릿PC 보도에 여러 모순점이 드러난다는 증거가 지금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홍정도 JTBC 대표의 ‘찌라시선언’을 높이 평가한 진보미디어와 닷컴뉴스
“확인되지 않은 사실도 가치있는 정보”라는 홍정도 대표의 언론관은 다른 매체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 중에서도 진보좌파 매체들이 재벌언론 사주인 홍 대표의 발언에 주목한 기사들을 내서 이목을 끈다.
진보좌파 인터넷언론인 오마이뉴스가 대표적이다. 오마이뉴스는 ‘홍정도 <중앙> 대표 "미확인 사실도 가치 있는 정보"’ 제하의 기사에서 “홍정도 중앙미디어네트워크 대표가 이른바 확인되지 않은 루머나 유언비어 관련 언론 보도에 발상의 전환을 주문했다”며 시종일관 긍정적으로 보도했다. 정론에 반하는, 더구나 재벌언론사주인 홍 대표의 발언임에도 불구하고, 오마이뉴스는 비판 한 줄 담지 않았다.
홍 대표는 이날 "정보는 막을 수도 없고 막으면 죽는 것"이라면서 "(언론 윤리관에 따른) 기존 원칙에 거스르는 것이지만 확인되지 않은 사실도 가치 있는 정보"라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원빈과 이나영이 사귄다는 얘기가 카카오톡에 돌아다니는데 아직 확인 전이란 것도 정보고, 확인해서 참이어도 정보, 거짓이어도 정보"라면서 "(독자들은 이미 다 알고 있는 정보를) 다 확인한 뒤에야 사실이라고 보도하는 언론의 자세는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아울러 홍 대표는 "뉴스는 끊임없는 흐름인데 기존 언론사는 자기가 설정한 기준(마감)에 맞춰 흐름을 통제하다보니 뒷북 기사만 내보내고 있다"면서 "뒷북치는 언론이 어떻게 영향력을 갖고 청중이 귀를 기울이나"라고 꼬집었다. 홍 대표는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같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정보의 흐름을 가속화시키고 있다"면서 "마감 시간을 정하고 뉴스를 가둬두면 생기를 잃고 뉴스가치가 0으로 수렴한다"고 올해부터 과감한 변혁을 약속했다.
미디어오늘도 홍 대표의 선언을 긍정적으로 보도했다. 미디어오늘은 ‘창간 50주년 중앙일보, 보수색 벗고 홍정도 전면에’ 제하의 기사에서 “중앙미디어네트워크가 중앙일보 창간 50주년을 맞아 ‘보수’ 색깔을 벗어나려 시도하고 있다”며 “또한 2인자로 평가됐던 홍정도(39) 중앙미디어네트워크 대표이사를 전면으로 내세웠다”고 보도했다.
기사는 이어 “홍 이사는 이날 현재 미디어 환경에서 기존 뉴스는 ‘뒷북’이며 “신문이 종이라서 미래가 없는 게 아니라 뒷북을 치고 있기 때문에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면서 “‘확인되지 않은 정보도 보도하겠다’는 전략도 공개했는데, 이 또한 기존 언론과 차별화 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이는 이미 떠돌고 있는 정보를 두고 ‘정보가 있다’, ‘확인 중이다’, ‘확인해보았더니 참이다’ 식으로 보도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홍 이사는 밝혔다”고 썼다.
한국기자협회보도 이날 컨퍼런스를 보도하면서 홍정도 대표의 발언을 비판없이 인용했다. 기자협회보는 홍정도 중앙미디어네트워크 대표이사가 “창사 50주년을 준비하며 미래에 살아남을 수 있는 언론사가 실현해야 할 원칙을 담은 혁신보고서를 지난 1년 간 준비했다”고 밝히면서 혁신보고서의 일부 내용 △뉴스는 끊임없는 흐름이다 △뉴스도 패션처럼 T(Time 시간), P(Place 장소), O(Occasion 상황)에 맞춰 전달해야 한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도 가치 있는 정보다 등을 공개했다고 전했다.
국민일보는 온라인뉴스부장이 칼럼까지 써서 홍 대표의 선언에 지지를 표명했다. 국민일보는 ‘[데스크시각-고승욱] 게이트 키핑, 개념이 바뀐다’ 제하의 기자칼럼에서 “지난달 21일 중앙일보·jTBC 홍정도 대표는 ‘중앙미디어콘퍼런스’ 연설에서 “확인되지 않은 사실도 가치 있는 정보”라고 선언했다”며 “기존의 게이트 키핑 시스템을 21세기 온라인뉴스 시대에 적합하게 수정·보완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평가했다. 또한 “우리나라 기존 언론사가 게이트 키핑 시스템 보완 여부를 공식적으로 언급한 첫 사례일 것”이라며 상당한 의미를 부여했다.
칼럼은 또한 “SNS와 온라인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사건들은 팩트와 의견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기도 하다”면서 “하지만 언론사가 기존의 판단기준에 묶여 이런 이야기들을 무시하고 지나갈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수십만명이 같은 주제를 곳곳에 퍼나르며 자기의 생각을 말하고 논쟁을 벌이는데 언론이 ‘이런 일이 있다’라는 기사조차 쓰지 않는다면 스스로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한다고 말할 수 없다”며 “옛날에는 타협할 수 없었던 몇몇 원칙들도 뉴스 소비자의 관점에서 보완해야 한다”며 강력한 지지를 표했다.
홍정도 JTBC 대표의 충격적 언론관과 손석희 사장의 위선이 결합
당시 컨퍼런스에는 손석희 사장도 연사로 나섰다. 그동안의 전력으로 봤을 때 홍정도 대표보다 더 파격적인 언론관을 발표해도 이상할 게 없는 손석희 사장이겠지만, 그는 오히려 전통적 언론관을 내세웠다.
뉴스1은 컨퍼런스 기사에서 “같은 맥락에서 손석희 JTBC 보도담당 사장 역시 "아날로그 시대의 감성과 노하우를 잃지 않은 뉴스를 만들어야 한다. 여론을 형성(어젠다 세팅)하는 것만큼 여론을 유지(어젠다 키핑)해서 사회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며 저널리즘의 기본정신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또한 뉴스1은 손 사장이 “미디어 환경이 급격히 팽창하는 와중에서 기사들이 살아남기 위해 '자극적'이 된다. '충격', '알고 보니', '결국' 이런 말이 제목에 꼭 들어가는데 이것이 저널리즘이냐, 하면 아니라고 본다. 그런 이유에서 '사실'과 '공정', '균형', '품위'의 가치를 지키려고 하며 특히 네 번째 '품위'만은 꼭 지키자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손 사장의 이같은 발언은 ‘확인 되지 않은 정보도 있는 그대로 보도하라’는 홍 대표의 선정주의적 언론관과 사뭇 대조적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손 사장 체제 이후 JTBC는 국내 주요 20개 언론 중에 언론중재위원회로부터 가장 많은 조정처분을 받았다. 손석희 체제 이전 JTBC의 2012~2013 조정처분은 10건으로, 주요 20개 언론사 중 14위에 불과했다. 이후, 손석희의 색깔이 확연히 드러나기 시작한 2014~2015 조정처분 현황에서는 JTBC가 1위(38건)에 올랐다.
겉으로는 사실과 공정, 균형, 품위를 강조하면서 실제로는 가장 많은 조정처분을 받아온 손 사장의 ‘위선’이 통계로 증명된 것이다. 차라리 솔직하게 ‘찌라시도 적극적으로 보도하라’는 태도를 내비춘 재벌언론사주 홍 대표가 최소한 위선자는 아니었던 셈이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 대한민국 언론
결과적으로 홍 대표가 이끄는 중앙일보와 JTBC가 한국 언론계에 ‘그레샴의 법칙’을 통용케 한 장본인들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 중앙일보와 JTBC는 급변하는 언론 환경 속에서 ‘진실추구’라는 언론윤리를 사실상 용도폐기하고, 확인되지 않은 사실에 뉴스라는 권위를 입히는 데 앞장서 왔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소추안의 가결에 기여한 언론사들의 공훈을 논한다면, JTBC가 단연 맨 앞자리를 차지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태블릿PC 보도는 비선실세의 국정농단을 증명하는 스모킹건이었다. 중앙일보도 ‘최태민=라스푸틴’이라는 초대형 오보를 비롯해 국민들의 분노에 불을 당긴 숱한 기사를 썼다. 대통령 탄핵 유도라는 뉴스의 흐름만 분명했을 뿐, 모두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JTBC의 태블릿PC 보도 이후 ‘카더라 뉴스’ 그야말로 봇물을 이뤘다. 신문과 방송, 인터넷매체를 가리지 않고 확인되지 않는 사실을 수 없이 써댔고 오보라고 밝혀져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있다. 여기에는 인권도 법치도 없는 상황이다. 간혹 사실 관계를 꼼꼼히 취재한 양질의 기사가 나오지만, 금세 쏟아지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 기사에 파묻혀버리고 말아 찾아보기도 힘들게 된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현장이다.
미국 ‘저널리즘을 염려하는 언론인 위원회(the Committee of Concerned Journalists)'이 펴낸 책 ’저널리즘의 기본원칙‘에는 10가지 원칙이 제시돼 있다. 이 책은 미국 400여개 저널리즘스쿨에서 필독서로 삼고 있는 저널리즘의 바이블로 불린다. 1000여명의 위원들이 3년여에 걸쳐 포럼을 개최하고, 콘텐츠를 분석하고, 언론사들의 경영실태를 조사하고, 100여명의 저명한 기자들을 심층 인터뷰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이 책이 제시하는 저널리즘의 10대 원칙 첫 번째가 ‘진실에 대한 의무’다. 두 번째가 ‘시민에 대한 충성’, 세 번째가 ‘사실확인의 규율’이다. 현재 우리나라 언론들이 여기 10가지 원칙 가운데 몇 가지나 지키고 있는지 한 번 음미해보길 권한다.
이우희 기자 woohee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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