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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 jtbc가 최순실 것처럼 보도한 태블릿PC가 자신이 사용했던 것이라고 밝힌 신혜원(申惠媛)씨 인터뷰 본문

역사/대통령 탄핵 반란

단독 - jtbc가 최순실 것처럼 보도한 태블릿PC가 자신이 사용했던 것이라고 밝힌 신혜원(申惠媛)씨 인터뷰

j.and.h 2017. 11. 5. 19:05

 

1년 만에 전모 드러난 ‘최순실 태블릿PC’

단독 - jtbc가 최순실 것처럼 보도한 태블릿PC가 자신이 사용했던 것이라고 밝힌 신혜원(申惠媛)씨 인터뷰

“대선(大選) 후 김휘종 전 행정관에게 반납 … 폭로 후 (김 전 행정관이) 연락해 회유했다”

글 : 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 《월간조선》과 《조선일보》 등 권위 있는 언론이 다루기 시작해 용기
⊙ 검찰이 태블릿PC 포렌식 보고서 빨리 공개했으면 더 빨리 이야기했을 것
⊙ 김휘종 전 행정관, “곧장 폐기했다”→ “2~3년 후 태웠다”→ “이춘상 전 보좌관이 개설한 태블릿PC다”→ “김한수 전 행정관이 만든 태블릿PC일 수도 있다”→ “신씨 당신 주장이 틀렸다”로 말 바꾸다 잠적
⊙ 김한수 전 행정관으로부터 태블릿PC 받았다는 조진웅 전 행정관, 신씨에게 “괜히 엮일 수 있는 사람은 조용히 있는 게 지혜로운 것 같아요”라며 은근히 협박
⊙ jtbc 반박 보도에 “jtbc의 주장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신씨 주장 중 논리적 근거와 설득력이 약한 부분도 존재
⊙ 태블릿PC 관련 증언 내용 바뀌는 개통자 김한수 전 행정관

  지난해 10월 24일 jtbc가 최순실씨 것을 입수했다며 공개한 ‘태블릿PC’는 최순실 국정 농단 파문 초기에 중요한 증거 역할을 했다. 당시 jtbc는 “컴퓨터의 파일을 분석한 결과 최씨가 대통령 연설문들을 대통령이 연설하기도 전에 받아 봤다”고 보도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다음 날 1차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후 검찰 수사를 통해 이 태블릿PC에 박 전 대통령의 ‘드레스덴 선언’ 등 정부 문건 50건이 저장된 것으로 확인됐다.
 
  최순실씨는 검찰조사에서 “태블릿은 내 것이 아니다”고 했다. 여기에 더해 최씨의 국정 농단 의혹을 폭로한 고영태씨가 지난 12월 국회 청문회에서 “최씨는 태블릿PC를 쓸 줄 모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하면서 태블릿PC의 주인이 최씨가 맞느냐는 논란이 커졌다. 태블릿PC가 탄핵 사태를 촉발한 계기가 된 만큼 실제 사용자를 밝혀야 한다는 주장이 거셌다. 검찰은 2016년 12월 “태블릿PC는 최씨 것이 맞고 국정 농단 사건의 본질이 아니다”고 했다. 진실의 열쇠인 것처럼 여겨졌던 태블릿PC는 그렇게 ‘최씨 것’이 됐다.
 
  1년여가 흐른 지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에 도화선 역할을 했던 이른바 ‘최순실 태블릿PC’는 최순실이 아닌 박 전 대통령 대선캠프에서 사용한 것이란 주장이 나왔다. 2012년 박 전 대통령 대선캠프의 ‘SNS(소셜미디어) 본부’에서 일했다는 신혜원씨는 “(박근혜) 대선 캠프에 합류한 뒤 김철균 SNS 본부장의 지시로 조진욱 전 청와대 민원비서관실 행정관으로부터 흰색 태블릿PC 1대를 건네받았고, 이 태블릿PC로 당시 박근혜 후보의 카카오톡 계정 관리를 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신씨는 10월 8일 조원진 대한애국당 공동대표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서강바른포럼 출신
 
신혜원씨는 10월 5일 《월간조선》인터뷰 직후(10월 8일) 기자회견을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에 도화선 역할을 했던 이른바 ‘최순실 태블릿 PC’는 최순실이 아닌 박 전 대통령 대선캠프에서 사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월간조선》은 신씨의 존재를 기자회견 일주일 전인 10월 1일 파악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변호인 측 관계자는 이날 기자에게 “어제(9월 30일) 신씨가 태블릿PC는 최순실 것이 아닌, 자신이 대선 캠프에서 사용하던 것이라며 연락해 왔는데 한 번 만나 보면 어떻겠냐”고 제의했다.
 
  기자는 10월 3일 신씨에게 연락을 취했고, 10월 6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조선뉴스프레스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기로 했다. 신씨는 10월 6일 일정이 생겼다며 인터뷰 날을 하루 앞당기자고 했고, 그의 제의를 받아들여 10월 5일 오후 3시 신씨를 만났다. 기자에게 신씨의 존재를 알려준 관계자도 인터뷰에 동석했다.
 
  이날 인터뷰는 약 2시간 동안 진행됐고, 6~11일 수차례 추가로 전화 인터뷰를 했다. 가장 처음 물은 것은 “왜 1년이 지난 이 시점에 폭로하느냐”는 것이었다. 신씨는 기자회견 때는 “태블릿PC는 탄핵과 별로 관계없다고 보도하는 언론을 신뢰할 수 없었다”며 “최근 검찰의 포렌식 보고서에 관한 기사를 보고 문제의 태블릿PC는 분명히 대선 캠프에서 사용했던 태블릿PC가 맞다는 확신이 들어 진실을 밝히게 됐다”고 했다.
 
  신씨는 기자회견 전 가졌던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는 지금 나서게 된 이유를 좀 더 자세히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jtbc의 ‘최순실 태블릿PC’ 관련 보도를 보고, 캠프에서 사용한 태블릿PC라는 의심이 들어 조작 의혹을 제기해 온 변희재씨에게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해 이 사실을 전달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제 메시지를 확인하지 않더군요. 다른 곳에 알리려 했는데 믿을 만한 언론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조선일보》([문갑식의 세상읽기] ‘탄핵 도화선’이라던 태블릿 3대의 정체 1017년 9월 16일 자)와 《월간조선》(‘1년째 미궁에 빠진 3대의 태블릿PC’ 2017년 10월호)에서 검찰의 태블릿PC 포렌식 보고서에 대한 내용을 보도했잖아요. 권위 있는 언론에서 다루기 시작했고 마침 박근혜 대통령 공정재판을 위한 법률지원단에서 태블릿PC 포렌식 보고서를 분석한 내용을 읽어 보니, 제가 캠프에서 사용하던 태블릿PC라는 확신이 들어서 관계자에게 연락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검찰이 태블릿PC 포렌식 보고서를 질질 끌지 않고 공개했다면 더 빨리 태블릿PC에 대한 진실을 밝혔을 것입니다.”
 
  신씨가 말을 이었다.
 
  “그리고 사실 망설였던 것은 제가 ‘서강바른포럼’에 있을 당시 공직선거법 위반(소셜미디어 계정 등을 이용해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으로 벌금 500만원을 받았습니다. 소셜미디어 계정 등을 이용해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였는데, 최근 국정원 댓글 사건과 연관지어 제 진실을 거짓으로 몰아갈까 두려웠습니다.”
 
  실제 jtbc는 신씨의 기자회견 직후 곧바로 반박 보도를 하면서 이런 내용을 넣었다.
 
  “서강바른포럼 회원인 신씨는 2012년 대선 공식 캠프가 아닌 여의도의 한 빌딩에서 소셜미디어 계정 등을 이용해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처벌을 받았습니다.”
 
  — 그래도 용기를 내셨네요.
 
  “진실을 밝혀야 하니까요.”
 
  — 하나하나 자세히 짚어 보죠.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 대선 캠프에 합류해 SNS 본부에서 일한 게 사실입니까.
 
  “사실입니다.”
 
  — 어떻게 대선 캠프에 합류한 겁니까.
 
  “저는 서강바른포럼에서 사무국장으로 근무했었습니다. 당시 동문 차원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돕자고 해서 외곽에서 지원하고 있었는데, 이춘상 보좌관으로부터 캠프에 합류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들어가게 됐습니다.”
 
  — 합류한 시기가 언제입니까.
 
  “2012년 10월입니다.”
 
  서강바른포럼은 박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주요 외곽조직으로 주목받아 온 단체다. 1960학번부터 2011학번까지 서강대 졸업생들은 물론 다수의 이 대학 교수들도 회원으로 가입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학 1970학번인 박 전 대통령은 2010년 12월 서강바른포럼 송년회에 직접 참석해 축사하기도 했다.
 
  이 포럼의 공동회장이었던 관계자는 당시 송년회 자리에서 “국가와 사회를 이끌 지도자 동문을 격려하기 위해 포럼이 창립됐으니 회원들이 이제까지보다 더 헌신하고 기여하자”고 발언하기도 했다. 2010년 7월 ‘노고산포럼’으로 처음 출발한 서강바른포럼은 같은 해 10월 지금의 조직으로 이름을 바꾼 뒤 가입 회원이 1000명을 넘어섰고, 전국에 걸쳐 18개 지부를 차례로 열었다. 동문모임으로선 짧은 시간 안에 전국 조직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2년 11월 조진욱 전 행정관으로부터 받아
 
신혜원씨의 기자회견 직후 jtbc는 신씨의 주장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이에 신씨는 “jtbc의 주장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사진=jtbc 방송 캡처
  신씨에게 캠프 합류를 요청한 이춘상 전 보좌관은 박 전 대통령이 1998년 국회의원이 됐을 때부터 도왔던 ‘최측근 보좌그룹 4인’ 중 한 명이다. 대선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의 홍보 및 SNS 메시지 관리 등을 맡았다. 이춘상 전 보좌관은 2012년 12월 2일 박 전 대통령의 유세를 수행하다 교통사고로 숨졌다.
 
  — 이춘상 전 보좌관이 막연히 그냥 도와달라고 하던가요.
 
  “페이스북이나 SNS를 할 사람이 필요하니까 지원해 달라고 했습니다.”
 
  — 캠프 내에서 직책은 뭐였습니까.
 
  “중앙선거대책위원회 SNS 본부에는 팀장급 몇 명을 제외하고는 직책이 따로 없었습니다. 이춘상 전 보좌관은 제가 나이가 좀 있으니까 ‘간사’라고 불렀습니다.”
 
  — jtbc가 최씨 소유인 것처럼 보도한 태블릿PC가 본인이 캠프에서 사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언제 어디서 누구한테 받은 것입니까.
 
  “2012년 10월에 조진욱 전 행정관으로부터 받았습니다.”
 
  SNS 본부에서 활동한 조진욱 전 행정관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 직후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민원비서관실 행정관으로 임명됐다. 그와 함께 청와대에서 활동했던 관계자는 “조 전 행정관은 원래 정치 경력이 없는데, 어머니가 보수 성향 단체 간부라 청와대에 온 케이스”라고 했다.
 
  — 시점을 나름 정확히 기억하시네요.
 
  “조진욱 전 행정관이 2012년 7월 박 전 대통령 이름으로 카카오톡 계정을 개설해 운영했습니다. 그러다 10월부터 제가 속한 팀이 카카오톡 계정 운영을 맡게 돼 조 전 행정관으로부터 태블릿PC를 넘겨받았습니다. 조 전 행정관은 저에게 태블릿PC를 주면서 ‘본부장님(김철균) 지시라며 이걸로 카카오톡 관리를 하라’고 했습니다.”
 
  — 조진욱 전 행정관은 그 태블릿PC를 누구한테 받은 겁니까.
 
  “제가 물어봤더니, 조진욱 전 행정관은 김한수 전 청와대 뉴미디어 정책비서관실 행정관에게 2012년 7월 초에 받았다고 했습니다. ‘김한수 전 행정관한테 태블릿PC를 박스째로 받았다’고 했습니다.”
 
  — 김한수 전 행정관의 1차 진술조서를 보면 김 전 행정관은 자신의 회사 이름으로 개통한 태블릿PC를 이춘상 전 보좌관에게 전달했다고 했는데, 실제로는 조 전 행정관한테 준 거네요.
 
  “김한수 전 행정관이 태블릿PC를 개통하고 이춘상 전 보좌관한테 줬는데, 이춘상 전 보좌관이 조진욱 전 행정관에게 직접 주라고 했을 수도 있고, 김한수 전 행정관이 죽은 이춘상 전 보좌관을 끌어들인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월간조선》이 입수한 김한수 전 행정관 1차 진술보고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 조서는 김한수 전 행정관이 2016년 10월 29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1515호 검사실에서 진술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됐다.
 
  〈문 : 진술인은 마레이컴퍼니(주) 명의로 태블릿PC 1대를 개통한 사실이 있지요.
 
  답 : 예.
 
  문 : 해당 태블릿PC는 삼성 갤럭시 탭으로 확인되는데 맞나요.
 
  답 : 태블릿PC 기종까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문 : 태블릿PC는 언제, 어디서 개통한 것인가요.
 
  답 : 제가 개통을 했는지, 제가 직원에게 지시하여 통신사 대리점으로부터 받은 것인지 기억나지 않습니다.
 
  문 : 태블릿PC는 왜 개통한 것인가요.
 
  답 : 이춘상 보좌관이 제게 아이패드 같은 기기를 묘사하며 ‘이동하면서 볼 수 있는 게 뭐냐’라고 하길래 제가 설명해 드렸더니, 필요하다고 하시길래 제가 회사 명의로 만들어 드렸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구체적으로 어디서 어떻게 만든 것인지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문 : 진술인은 선거캠프에서 일할 당시 증인이 만들어서 건네준 태블릿PC를 본 적 있는가요.
 
  답 : 본 적이 없습니다.
 
  문 : 2012년은 이미 아이패드, 갤럭시 탭 등과 같은 태블릿PC가 유행하던 시기인데, 사무실 내에 진술인이 만들어 준 태블릿PC 외에 다른 태블릿PC가 없었나요.
 
  답 : 다른 사람들이 개인 용도로 사용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사무실에도 태블릿PC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문 : 선거캠프는 어디에 있었나요.
 
  답 : 여의도에 있는 대하빌딩의 한 개 층의 반 정도 공간을 공식 선거캠프로 사용하고 있었고, 넓지는 않았습니다.
 
  문 : 진술인이 근무하는 사무실은 어디였나요.
 
  답 : 문을 열면 큰 홀처럼 되어 있는 공간이었고, 칸막이 정도만 있었을 뿐 방으로 구분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저는 이춘상 보좌관 근처 책상에서 근무하였습니다.
 
  문 : 이춘상 보좌관이 진술인이 만들어 준 태블릿을 사용하는 것을 본 적 있나요.
 
  답 : 저는 보지 못하였습니다.
 
  문 : 해당 태블릿PC는 선거가 끝난 후에도 최근까지 계속 개통 상태였고, 마레이컴퍼니㈜에서는 진술인이 퇴사한 후에도 계속 요금을 부담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데, 그 경위가 어떻게 되나요.
 
  답 : 저도 까맣게 잊고 있어서 전혀 몰랐습니다. 제가 회사를 퇴사한 후에도 회사에서 제게 해지 요청을 한 사실도 없었습니다.〉
 
 
  “김한수 전 행정관이 개통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
 
  — 사용한 태블릿PC는 김한수 전 행정관이 개통한 제품(흰색의 삼성전자 갤럭시 탭 8.9LTE SHV-E140S 모델)이 맞습니까.
 
  “제가 받아 사용한 태블릿PC는 흰색이었고, 조 전 행정관이 저에게 주면서 ‘김 전 행정관에게 받은 것’이라고 한 만큼 김 전 행정관이 개통한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 10월 10일 jtbc 보도에 따르면 검찰 관계자가 최근 김한수 전 행정관을 상대로 다시 확인한 결과 “신혜원씨가 썼다고 주장하는 태블릿PC는 내가 최순실씨에게 건네준 것과 다르다. 대선 캠프에서 쓰던 것 중 하나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하던데요.
 
  “김한수 전 행정관은 9월 29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태블릿PC와 관련해 증언했습니다. 이날 김 전 행정관은 ‘2019년 9월경 이춘상 전 보좌관의 소개로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동에 있는 한 중식당에서 최씨를 잠깐 만났는데, 당시 가방에 자신이 이 전 보좌관에게 선물한 것과 동일한 흰색 태블릿PC를 넣는 것을 목격했다. 최씨가 그런데 태블릿은 네가 만들어 줬다면서라고 말했고, 내가 이 전 보좌관에게 전달한 태블릿을 최씨가 사용한다고 생각했다’고 증언했습니다. 그런데 김 전 행정관은 최씨가 가방에 넣었던 태블릿PC가 흰색인 것만 확인했을 뿐, 삼성전자 갤럭시 탭 8.9LTE SHV-E140S 모델인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작년 1차 검찰 조사 때는 ‘태블릿PC 기종도 기억 안 난다’고 한 분이 어떻게 제가 쓴 태블릿PC는 최씨에게 건네준 것과 다르다고 확신할 수 있지요?”
 
  — jtbc는 김 전 행정관이 검찰 조사에서 대선 캠프 SNS팀에서 쓰던 태블릿PC 2개를 더 개통한 바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습니다.
 
  “제가 알기엔 하나였습니다. 그리고 김 전 행정관이 SHV-E140S 다음 모델로 출시됐던 작은 사이즈의 태블릿PC도 캠프에서 사용했다고 주장한 모양인데, 설령 두 개라 하더라도 제가 사용한 태블릿PC는 미니(작은 모델)가 아니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공정재판을 위한 법률지원단 관계자는 “우리가 확인한 결과 김한수 전 행정관이 개통한 태블릿PC는 하나였다. 작은 사이즈의 태블릿PC도 선거비용으로 산 것으로 밝혀졌다”며 “김한수 전 행정관도 법정에서 자신이 개통한 태블릿PC는 1개라고 했다. 신혜원씨가 jtbc가 입수한 태블릿PC를 자신이 사용했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조진욱 전 행정관으로부터 태블릿PC를 넘겨받을 때 그가 이 태블릿PC를 김한수 전 행정관한테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한수 전 행정관의 진술을 자세히 살펴보면 이춘상 전 보좌관과 최씨와의 만남 때 목격한 흰색 태블릿PC는 자신이 개통한 것일 수도 있지만, 당시 대한민국에서 판매된 수많은 흰색 태블릿PC 중 하나에 불과할 수도 있었다는 점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러나 검찰과 몇몇 언론은 김한수 전 행정관의 발언을 태블릿PC가 최씨의 소유라는 하나의 증거로만 바라본다는 지적이다.
 
  — jtbc는 “신혜원씨 측이 주장하는 상황 자체에 앞뒤가 안 맞는 말이 많다. 호주총리 대통령 축전, 이명박 회담 참고 자료, 북과의 비밀 내용이 담긴 문건 등이 담겨 있는 태블릿PC가 신씨의 것이라면 대선캠프 활동을 했던 신씨가 대선 직후에도 국방 기밀을 받아 봤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최순실씨와 관련된 문건은 어떻게 설명할 것이며 1980년대 육영재단 유치원 문제, 정유라씨의 딸 유연으로 작성된 문서 등은 왜 신씨가 갖고 있는 것인지 맞지 않다”고 했습니다.
 
  “저는 zixi9876@gmail.com의 존재를 몰랐습니다. jtbc의 주장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태블릿PC 내에 있는 드레스덴 연설문 등이 GIF 그림파일이며, 그림 파일이기에 수정될 수 없다고 주장했는데요.
 
  “제가 전문가가 아니다 보니, 태블릿PC에서 한글 문서를 미리보기 할 경우, 그 흔적이 GIF 등 파일 형태로 저장된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됐습니다.”
 
  — 이 주장 때문에 주장의 신뢰성이 떨어진 감이 있습니다.
 
  “인정합니다. 하지만 저는 한 아이의 엄마이고, 일이 잘못되면 제 자식이 피해를 입을 수도 있습니다. 지금에 와서 억지로 거짓말할 이유가 없습니다.”
 
 
  “12월 말에서 2017년 1월 초 사이 김휘종에게 반납했다”
 
신혜원씨는 2012년 대선이 끝난 12월 말 경 태블릿 PC를 김휘종 전 청와대 행정관한테 넘겼다고 했다. 신씨의 주장으로 인해 김 전 행정관은 태블릿 PC의 진실을 밝힐 키맨으로 떠올랐다. 김 전 행정관은 10월 9일까지 신씨와 연락을 취한 뒤 현재는 잠적상태다. 김 전 행정관의 반론권 보장 차원에서 10월 7일 신씨와 김 전 행정관이 주고 받은 카톡 일체를 공개한다.
사진=신혜원씨 카카오톡 캡처
  — 앞서 조진욱 전 행정관이 김한수 전 행정관에게 태블릿PC를 박스째로 받았다고 했는데, 그 제품은 새 거였나요.
 
  “박스에 들어 있다고 해서 다 새 거로 볼 수는 없죠.”
 
  — jtbc가 입수한 태블릿PC에는 2012년 6월 25일 찍힌 최순실씨와 그의 외조카 장모씨, 이모씨 사진이 있었습니다. 혹시 사용한 태블릿PC에서 이런 사진을 본 적이 있습니까.
 
  “안 그래도 조진욱 전 행정관에게 ‘사진을 본 적 있느냐’고 물었더니, 자기는 그 태블릿PC로 카카오톡 계정 관리만 해서 모른다고 하더군요.”
 
  — 조진욱 전 행정관은 2012년 7월부터 10월까지 4개월간 카카오톡 계정 관리하는 데만 사용한 거네요.
 
  “네, 맞습니다.”
 
  — 본인은 2012년 11월에 태블릿PC를 받았는데, 사진 폴더를 확인한 적이 있습니까.
 
  “없습니다. 저도 조 전 행정관처럼 카카오톡 계정 관리만 했습니다.”
 
  — 2012년 11월부터 태블릿PC를 언제까지 사용했습니까.
 
  “11월에 태블릿PC를 받아 며칠 사용하다가 제 밑 어린 남자직원에게 넘겼습니다.”
 
  — 왜죠.
 
  “박근혜 전 대통령 이름으로 카카오톡을 개설하니까 말을 걸어 오는 분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네 알겠습니다’라는 답변을 계속 해 줘야 하는데, 제가 페이스북과 트위터도 운영하다 보니 일이 벅차 제 밑 직원에게 태블릿PC를 넘기면서 ‘너는 카카오톡 대답만 해라’고 한 것입니다.”
 
  — 혹시 이 직원은 태블릿PC 논란에 대해 뭐라고 하던가요.
 
  “오늘(10월 11일) 통화를 했는데, 본인도 카카오톡 계정 관리만 해서 어떤 파일이 있었는지는 전혀 모른다고 했습니다.”
 
  — 대선 이후 태블릿PC의 행방은 어떻게 됐습니까.
 
  젊은 직원이 대선이 끝나는 날 저에게 반납했습니다. 저는 그것을 가지고 있다가, 12월 말쯤 김휘종 전 행정관에게 넘겼습니다.”
 
  — 김휘종 전 행정관은 받은 태블릿PC를 어떻게 했답니까.
 
  “폐기했다고 했습니다.”
 
  — 폐기요?
 
  “네.”
 
  — 왜 폐기했답니까.
 
  “10월 1일 폐기했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 그런가 했는데, 박 전 대통령측 관계자의 인터넷 페이스북에 제 주장이 실린 10월 7일 오후 김휘종 전 행정관에게서 카카오톡으로 왔습니다. 잘됐다 싶어서, 그때 그 태블릿PC 새것인데 왜 폐기했느냐고 물으니, ‘2~3년 두니 구식이 돼 쓸 데가 없어 폐기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파기한 것인지 쓰레기통에 버린 것인지 물었더니, 태웠다고 했습니다. 서류들하고 태웠다고요. 그러더니 왜 저한테 그런 이야기를 하느냐며 당신이 사용한 태블릿PC는 이춘상 전 보좌관이 준 돈으로 산 것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조진욱 전 행정관에게 확인했다고 주장하니 다시 ‘김한수가 사줬을 수도 있지만, 그것은 9월이다. (7월에 받았다는 것은)조진욱 전 행정관의 착각’이라고 했습니다. 김한수 전 행정관이 산 태블릿PC는 1대니, 이 태블릿이 그것 아니냐고 물으니 제 주장이 틀렸다’고만 하면서 그 태블릿PC가 ‘최순실 태블릿PC’와 다르다는 것을 증명하면 주장을 철회하겠느냐고 묻더군요.”
 
  — 회유를 한 거네요.
 
  “저는 주장을 철회하라는 압박으로 받아들였습니다.”
 
  김휘종 전 행정관은 10월 9일 신씨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주장을 철회하라는 식으로 이야기했다고 한다. 이에 신씨는 “박근혜 대통령 공정재판을 위한 법률지원단 관계자들과 같이 만나 보고서를 앞에 놓고 확인하자”고 했고, 김 전 행정관은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
 
  다음 날인 10월 10일 신씨는 ‘정규재 TV’ 출연이 예정됐었는데, 김휘종 전 행정관은 이날 정규재씨에게 전화를 걸어 “신씨에게 받은 태블릿PC는 이춘상 보좌관의 장례를 치른 후 센티멘탈한 심정으로 차를 타고 가다 공사장에서 태웠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정씨는 이 같은 사실을 박근혜 대통령 공정재판을 위한 법률지원단 관계자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는 김 전 행정관에게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방송출연을 취소하고 김 전 행정관과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다. 정규재씨와 통화한 직후 김 전 행정관은 모든 연락을 끊고 잠적했다.
 
  김 전 행정관은 정규재씨에게 신씨에게 받은 태블릿PC는 이춘상 전 보좌관의 장례를 치른 후 공사장에서 유품들과 함께 태웠다고 주장했다. 앞서 언급했듯 이 전 보좌관은 2012년 2월 2일 박 전 대통령의 유세를 수행하다 교통사고로 숨졌다. 발인은 12월 4일이었다. 김 전 행정관의 주장대로라면 이 태블릿PC는 이날 불타 없어졌어야 한다. 하지만 당시 태블릿PC는 신씨의 밑에서 일한 젊은 남성 직원이 박 전 대통령의 카카오톡 관리용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김휘종 전 행정관은 정치권 인사로는 특이하게 연극영화과(한양대)를 나왔다. 1973년생으로 김일환 체신부 장관 손자로 알려졌다. 김 전 행정관은 미래 성장 사업이 ‘IT’라고 판단하고, 자신의 전공 대신 IT를 공부했다. 김 전 행정관의 검찰 진술 조서에 따르면 그는 최순실이 운영하는 ‘초이 스쿨’이라는 홈페이지 관리인으로 최씨와 인연을 맺었다. 김 전 행정관은 최씨의 소개로 정수장학회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이후 박근혜 국회의원실에서 근무했던 그는 박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 후 청와대에 입성했다. 그는 청와대에서 2급(홍보기획 비서관실 선임 행정관)까지 달았다.
 
 
  인터뷰 도중 걸려 온 조진욱 전 행정관의 전화
 
신혜원씨가 지난 10월 5일 《월간조선》 사무실 회의실서 인터뷰를 하는 모습.
  인터뷰 도중 신씨에게 태블릿PC를 전달했다는 조진욱 전 청와대 행정관의 전화가 걸려 왔다. 신씨는 “인터뷰 전 몇 가지 확인할 게 있어서 전화를 걸었는데 통화를 하지 못했었다”며 “그에 대한 ‘콜백’인 것 같다”며 전화를 받았다.
 
  통화 직후 신씨에게 어떤 내용의 통화를 했는지 물었다. 조 전 행전관이 신씨에게 “조용히 있는 게 지혜로운 것 같아요”라고 한 말이 의미심장했다. 신씨가 전해 준 통화 내용을 두 사람의 대화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조진욱- 네.
 
  신씨- 우리가 쓴 태블릿PC가 전화 기능이 없잖아요. 근데 카카오톡 설치하려면 전화번호가 있어야 하잖아.
 
  조진욱- 네. 그거 제가 카카오톡 안 쓰는 핸드폰 번호를 구해서(했어요).
 
  신씨- 누구 번호인데?
 
  조진욱- 그건 기억이 안 나요.
 
  신씨- 김한수 번호 또는 김한수가 준 번호 아니에요?
 
  조진욱- 아니에요.
 
  신씨- 태블릿PC 받을 때 새 거였나요?
 
  조진욱- 네.
 
  신씨- 받고 나서 카카오톡 작업만 했죠?
 
  조진욱- 카카오톡만 썼던 것 같은데요.
 
  신씨- 혹시 BH에서 김한수나 김휘종이 태블릿PC 쓰는 거 본 적 있어요?
 
  조진욱- 없는데요.
 
  신씨- 작년에 태블릿PC 사건 터지고 김한수가 불렀다고 했죠?
 
  조진욱- 네. 불러서 저 태블릿PC 누구 거냐고 제거냐고 묻던데요.
 
  신씨- 그걸 왜 갑자기 물어봤을까. 자기가 개통해 놓고서는. 아무튼 수상한 게 너무 많아. 기사보다가 개인적으로 궁금한 게 생겨서.
 
  조진욱- 무섭게 자꾸 왜 그러세요. 그냥 독자의 궁금증으로 흘리세요.
 
  신씨- 내가 썼던 건데(그럴 수 없지).
 
  조진욱- 그쪽(김한수)에서는 태블릿PC 썼던 기억도 없을 거예요. 저 붙잡고 물어본 거 보면요.
 
  신씨- 요즘 이야기 들은 거 있어요?
 
  조씨- 그냥 괜히 엮일 수 있는 사람은 조용히 있는 게 지혜로운 것 같아요. 괜히 우리만 연관자 된다니까요.
 
  신씨- 나라가 망하게 생겼는데 어떻게 조용히 가?
 
  신씨가 jtbc가 입수한 태블릿PC를 자신이 사용했다고 주장하는 가장 큰 이유는 조진욱 전 행정관이 이 태블릿PC를 김한수 전 행정관으로부터 박스째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캠프 사람들도 이 태블릿PC가 김한수 전 행정관이 개통한 것으로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한수 전 행정관이 개통한 태블릿PC가 하나로 밝혀진 만큼 jtbc가 입수한 태블릿PC와 자신이 사용한 것이 동일한 것이란 논리다. 김한수 전 행정관이 대선 캠프에서 사용했다는 또 다른 태블릿PC는 미니 사이즈다. 누구나 미니와 일반 태블릿PC 구분이 가능하다. 당장 jtbc를 비롯한 몇몇 언론은 신씨의 주장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보도를 하고 있다. 신씨의 주장 중에는 논리적 근거와 설득력이 약한 부분도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신씨의 주장은 귀 기울여 볼 만하다. 태블릿PC와 관련된 사람이 많은 만큼 최씨 것으로 단정하기 어려운 까닭이다. 검찰의 태블릿PC 포렌식 보고서 내용도 이를 뒷받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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