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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도라 상자가 부서졌다” 36억 나랏돈 빼돌리려 한 고영태 ‘실망’ 본문

역사/대통령 탄핵 반란

“판도라 상자가 부서졌다” 36억 나랏돈 빼돌리려 한 고영태 ‘실망’

j.and.h 2017. 2. 9. 09:56

“판도라 상자가 부서졌다” 36억 나랏돈 빼돌리려 한 고영태 ‘실망’


사진=뉴시스.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가 지난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제9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고영태 전 K스포츠재단 이사가 최순실씨와의 관계를 이용해 정부예산을 나눠 가지려했던 정황이 포착됐다. 이는 고 전 이사의 측근이자 함께 사업을 해온 김수현 고원기획 대표의 녹음파일에서 확인됐다.

지난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 심리로 열린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등 5명에 4차 공판에서 김 대표의 녹음파일이 공개됐다. 

이는 검찰이 지난해 11월 김 대표의 컴퓨터에서 확보한 것으로 2000개의 달한다. 김 대표는 이득을 취하기 위해 고 전 이사와 그의 측근들을 만날 때마다 녹음을 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녹음파일에는 고 전 이사의 측근인 최모씨와 이모씨가 부당 이익을 취하려한 내용이 담겼다. 최씨가 “36억짜리 연구가 선정되게 해야 하는데 내가 밀고, 고영태는 누나가 알아서 처리해야”라고 말하자 이씨는 “말이 나오면 안 돼. 고영태 등이랑 나누면 되는 거야”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고 전 이사는 “최씨가 비선실세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어 나를 통해 뭔가 해보려 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어 최모씨가 고 전 이사에게 “영향력을 끝까지 행사해야 한다”고 말한 내용도 담겼다. 이에 대해 고 전 이사는 “최순실 씨가 대통령과 계속 관계를 유지해야 우리들도 좋다는 이야기였다”고 설명했다.

앞서 재판에서 공개된 또 다른 녹음파일에는 고 전 이사가 K스포츠 재단 사무총장을 쫓아내고 자신이 부사무총장으로 들어가 재단을 장악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인터넷이 발칵 뒤집혔다. 판도라의 상자를 연 의인이라고 호평해오던 네티즌들은 배신감을 호소하며 “고영태는 판도라의 상자를 연 게 아니라 부순 사람”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현실에서 정의로운 내부 고발자는 없었다”며 허탈해하는 이들도 많았다. 

고 전 이사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열 두 번 째 공개변론이 예정된 9일 현재까지 연락이 두절된 상태로 헌법재판소에 모습을 드러낼지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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