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조의 정신

한 국가의 현재 모습은 오랜 세월에 걸쳐 쌓인 행동과 결과이다. 농민과 광부, 발명가와 발견자, 장인과 기계공, 예술가, 시인, 철학자, 정치가 등 다양한 계층과 신분에 속한 끈기있는 일꾼들이 위대한 결과를 만들어 냈고, 한 세대의 노고와 다음세대의 노고가 더해지면서 나라를 더 나은 단계로 이끌어 왔다. 이런 고귀한 노동자들, 즉 문명의 창조자 간의 끊임없는 계승이 인류의 산업, 과학, 예술을 혼돈에서 질서로 이끌어 온 것이다. 인류는 자연의 순리에 따라 선조들의 기술과 노동이 이끌어 낸 풍요로운 재산의 상속자가 됐으며, 자신의 손으로 그 유산을 개발하여 더욱 진보한 모습으로 후손들에게 물려주게 되었다.

이처럼 개인의 활기찬 행위 속에 나타나는 자조의 정신은 예부터 우리 국민의 주요한 특징이자 국력을 평가하는 진정한 척도이다. 어느 시대나 대중의 존경을 받는 '스타'가 있게 마련이지만 이름 없는 평범한 사람들 역시 인류의 진보에 기여해 왔다. 전쟁의 역사에서는 장군의 이름만 기억될 뿐이지만 그 승리의 뒤에는 수많은 병사들의 영웅적 행위가 있었다. 인생도 결국 '병졸들의 전투'이며 그들은 어느 시대에나 가장 위대한 일꾼들이다. 그들은 비록 이름을 남기지는 않았지만 전기를 통해 이름을 남긴  운 좋은 위인들처럼 문명의  진보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아무리 보잘 것 없는 사람이더라도 근면과 절제, 정직을 표본으로 살아간다면 현재뿐만 아니라미래에도 조국의 안녕에 기여를 하는 셈이다. 그의 삶과 인격은 다른 사람들의 삶속에 무의식적으로 전해져 대대로 귀감이 될 것이다.

우리는 일상의 체험을 통해 이렇게 살아움직이는 개인주의야말로 타인의 삶과 행동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동시에 가장 탁월한 교육이라는 사실을 실감한다. 교육기관은 교육의 첫 단추를 끼워 줄 뿐이다. 가정, 길거리, 상점, 직장, 농장, 사무실, 공장 등에서 이루어 지는 교육이야 말로 제도권 교육보다도 훨씬 더 강력하다. 극작가 실러의 표현을 빌리자면 '인생 교육'인 것이다. 자기 수양과 자기 통제 등은 삶의 의무와 노동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우리를 다듬는다. 이것은 책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 새뮤얼 스마일즈, 자조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