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 나온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여당 의원의 ‘전략핵과 전술핵의 차이’에 관한 질문에 엉뚱한 답변을 해 지적을 받았다.
이수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이날 “국민께 전술핵과 전략핵이 어떻게 다른지를 아주 짧고 간명하게 좀 설명해달라”고 강 장관에게 질문을 던졌다. 이에 강 장관은 “전술핵이라고 하면, 그 당장에서 전시 상황에서 사용하는 그런 무기”라며 “전략핵이라고 하면, 좀 더 장기적인 억지력 차원에서 거리라든가, 운영 면에 있어서 장기적인 전략적인 의미가 있는”이라고 얼버무렸다.
그러자 이 의원은 강 장관의 답변에 실망한 듯 “잘 정리가 안 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소(失笑)를 자아내며 “전략핵은 전시에 사용되는 것이 아니고 그냥 협박용이다? 잘못 아는 것 같다”며 황당해했다.
이 의원은 “전술핵은 전쟁에서 군사용으로 군사시설이나 군사무기, 그런 것을 폭격하는 것”이고 “전략핵은 도시나 산업시설이나 대규모(적으로) 파괴하는 것”이라고 바로잡았다. 그러면서 “지금 전략핵을 북한이 가지고 있는데 전술핵으로 대응한다는 것은 ‘누구는 총을 가지고 있는데 우리는 그저 칼 가지고 어떻게 해보겠다는 것’이니 의미가 별로 없다”고 진단했다. 이 의원에 지적에 강 장관은 “예, 잘…”이라고 말끝을 흐리며 멋쩍게 웃었다.
핵무기 종류와 관련된 ‘전술핵 재배치 사안’은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당론(黨論)으로 채택하는 등 국내외적인 쟁점이었다. 그런데 정작 관련 당사국인 대한민국의 외교장관은 핵무기 종류에 대해 명확히 파악하고 있지 못했다.
군사학 사전에 따르면 핵무기는 전략핵과 전술핵으로 구분된다. 전략핵은 광범위한 대도시나 공업 중심지를 파괴하는 게 목적으로 일반적인 핵무기를 지칭한다. 핵을 적재한 대륙간탄도탄(ICBM), 잠수함발사탄도탄(SLBM), 장거리 전략폭격기(B52, B1, 백파이어) 등이 이에 속한다. 과거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자폭탄도 전략핵의 일종이다. 통상 100kt 이상의 파괴력을 가진다.
반면 전술핵은 국지전, 즉 개개의 전선과 전장에서 주로 사용되며 적을 궤멸시키거나 전세를 역전시키기 위해 사용된다. 적병(敵兵), 군사장비 등 특정한 군사목표를 타격하기 위한 핵무기다. 야포(野砲) 및 단거리 미사일로 발사할 수 있는 핵탄두, 핵지뢰, 핵기뢰와 방공미사일인 핵탄두를 장착한 나이키·허큘리스 등이 이에 속한다. 통상 20kt 이하의 폭발력을 지닌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