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piration

《‘최순실의 은닉 재산 300조원’을 둘러싼 두 편의 소설》 서울대 대자보 본문

역사/대한민국

《‘최순실의 은닉 재산 300조원’을 둘러싼 두 편의 소설》 서울대 대자보

j.and.h 2017. 11. 24. 15:38
《‘최순실의 은닉 재산 300조원’을 둘러싼 두 편의 소설》

최근 국회에서는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행위자 소유재산의 국가 귀속에 관한 특별법’을 발의했다. ‘국정농단의 주범’ 최서원이 해외에 재산을 빼돌렸고, 무려 300조에 가까운 검은 자금을 하루빨리 찾아 회수해야 한다는 것이 이 법안의 추진 배경이다.

여당 소속 모 국회의원은 이 돈이 과거 박정희 대통령의 통치 자금이고, 당시 8조 9천억 원이었던 이 돈의 가치가 지금은 300조원이 넘는다는 이야기를 떠들고 다닌다.

대체 왜 이런 황당한 주장이 나오는 걸까? 최서원의 재산이 300조라면, 최서원은 압도적인 세계 최대의 부호로 등극한다. 전 세계의 명마를 마음먹은 대로 쓸어 담을 수 있고, 미국 명문 사립대에 몇 십억을 기부해 딸 정유라에게 최고의 학벌을 안겨줄 수도 있다. 그런데도 고작(?) 7억~20억짜리 삼성 소유 말 몇 마리를 딸에게 ‘빌려 타게’ 한 죄와 이화여대 '갑질 입학'의 죄로 재판을 받고 있는 것을 보면, 위 법안을 발의한 국회의원들 135명이 공상과학소설가로 전업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이 자금이 박정희 대통령이 숨겨 놓은 통치 자금 8조 9천억이라는 주장 또한 황당무계하기는 마찬가지다. 박정희 대통령의 집권 마지막 해인 1979년 정부예산이 4조 5,338억원이었다. 1년 정부예산의 두 배에 가까운 통치자금이라... 과연 이것이 가당키나 한 일일까?

하지만 정신이 멀쩡한 사람들 135명이 소설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하고 다닌다면, 뭔가 말 못할 숨은 내막이 있다고 추리해 볼 수 있다.

그렇다면 800조-300조를 오가는 최서원의 은닉 재산 이야기 이면에 도사린 진실은 무엇일까?

지난 몇 십 년 동안 몇 백 조의 돈이 움직였던 시기는 IMF가 유일하다. 당시 30대 기업과 시중은행들의 막대한 지분이 외국에 헐값으로 넘어갔다. IMF에서 빌린 자금이 195억불이었고, 고작 이 자금을 갚기 위해 대한민국 우량 자산 상당 부분이 헐값에 처분된 것을 보면,  당시 정권을 장악한 세력들이 이 과정에서 막대한 뒷돈을 챙겼다는 의혹을 갖기에 충분하다.

그렇다면 이 돈은 박정희의 300조가 아니라, IMF 때 서민들의 피눈물을 짜내고 뒷돈으로 챙긴 민주화 가장 세력들의 검은 자금 300조라는 소설이 더 흥미롭지 않은가?

실제로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 초반에 《뉴스타파》를 비롯한 여러 언론에서는 해외 조세피난처에 은닉된 한국인의 검은 자금이 860조 가량이라는 기사가 심심치 않게 등장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임기 초반 '해외여행 다니려 대통령했느냐'라는 비난에 시달릴 정도로 스위스,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독일, 벨기에, 미국, 캐나다 등 무수히 많은 나라를 순방했다.

박대통령이 이렇게 해외 순방을 다닌 목적은 바로 이 자금을 차단해 통일 자금으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아니었을까?

실제로 박대통령은 해외 순방과 맞물려 ‘통일대박론’을 발표하며 줄곧 대한민국 주도의 자유 통일을 향한 행보를 지속해 나갔다. 개성공단을 폐쇄해 김씨봉건왕조의 자금줄을 차단하고, 목함 지뢰 사건을 계기로 평양을 벼랑 끝까지 압박하고, 사드 배치를 앞당기며 미국의 대북 군사압박을 궤도에 올리기 시작했다.

최근의 정국을 보면,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사태 또한 이 검은 자금을 되찾으려는 민주화 가장 세력의 단말마적 비명이 아닌지 충분히 의심할 수 있다.

법원은 무리하게 구속기간을 연장하고, 검찰은 무엇인가에 쫓기는 듯 박대통령 사저 압수 수색을 기도하는 동시에 사저 구입 자금마저 조사하려 들고 있다. 청와대는 국정원 특활비 운운하며 어떻게든 박대통령 추가 수사의 명분을 쥐어 짜내고, 여당은 초조함을 이기지 못하는 듯 최서원 재산환수 특별법 발의에 열을 올린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이 박대통령이 차단한 검은 자금 300조의 행방을 알아내려는 민주화 가장 세력들의 발악처럼 보인다는 생각은 한 소설가의 지나친 상상력에 불과할까?

미항모전단은 단 하루를 움직이는데도 수백 억의 비용이 소요된다. 한 개도 아닌 서너 개의 미항모전단이 매일같이 움직이는 데 필요한 천문학적 비용은 혹시 이 돈으로 지급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미항모전단이 하루 움직일 때마다 누군가의 입에서 ‘어이구, 피 같은 내 돈!’과 같은 비명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최근 법정 발언에서 엿보인 박근혜 대통령의 결기가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또한 궁금하다.

지난 1년 간 한반도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면 하루가 멀다 하고 소설이 현실이 되고, 현실이 소설이 되는 느낌이다. 박정희 대통령의 통치자금 300조라는 소설과 민주화 가장 세력이 챙긴 뒷돈 300조라는 소설, 두 소설 가운데 무엇이 더 흥미로운가? 두 소설 모두 소설로 끝맺을까? 혹은 어느 소설이 논픽션으로 드러날까?

                                                   -  2017.11.23 서울대 강철편지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