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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대한민국

[단독]마음에 안드는 페북 댓글은 삭제하는 청와대

j.and.h 2018. 1. 31. 09:08
[단독]마음에 안드는 페북 댓글은 삭제하는 청와대

 홍준표 기자 승인 2018.01.30 17:30

평창 올림픽, 여자하키팀 관련 비판 댓글 스팸처리
'소통' 강조하면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내용만 홍보하나?


청와대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에 단 댓글이 스팸처리 됐다는 알림

청와대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에 단 댓글이 스팸처리 됐다는 알림

평창 올림픽에 대한 한 페이스북 이용자의 '건설적 비판'이 청와대로부터 스팸처리 됐다. 스팸처리가 되면 자동적으로 댓글이 보이지 않게 된다.

지난 23일 청와대는 평창 올림픽과 관련하여 라이브 방송,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의 전문과 요약본 등 총 5가지 게시물을 올렸다.

또 청와대는 이번 여자 하키 단일팀 구성에 대한 비판이 확산되는 것을 의식한 듯, 남북단일팀을 옹호하는 영국의 가디언(Guardian)지의 "scoring not shooting"(총성 아닌 득점)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소개하는 글을 게시했다.

그러나 정작 여자 하키 단일팀 구성에 대해 비판적 어조로 보도한 국내 매체(SBS, 뉴스타운TV)를 소개한 댓글은 스팸처리 됐다.

다양한 의견이 댓글로 달리고 열린 공간으로 인식되어야 할 SNS 페이지에서 청와대에 불리한 댓글은 하나 둘 씩 지워지고 있는 셈이다.

이날 한 페이스북 이용자는 "이런 매체는 이렇게 본다", "선수들의 마음이 아프겠지요. 그리고 탈락한 선수는 그 마음이 어떻겠어요"라며 뉴스타운TV와 SBS의 보도를 댓글로 달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청와대로부터 스팸처리 통보를 받았다.

딱히 저급한 내용이나 비속어를 사용하지 않은 국내 보도의 소개였음에도 불구하고 스팸처리가 됐다는 소식에 당사자는 어이가 없고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더욱이 평창 올림픽과 관련하여 비판적인 외신엔 귀를 닫고, 긍정적인 면만 보도하는 해외 외신을 직접 선별적으로 소개한 상황에서 답답한 마음에 국내 보도를 소개한 것인데, 이마저도 스팸처리가 된 것이다.

개방성과 양방향성이란 특징을 지닌 SNS 공간에서 청와대가 직접 댓글을 관리하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여론을 조성하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크다. 비속어나 인신공격같은 저급한 댓글은 관리를 할 수도 있겠지만, 국내 보도 소개를 통한 건설적인 비판마저 삭제한다면 청와대 페이지는 단순한 여론 몰이 도구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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