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법원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문제없다"

[속보]법원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문제없다"

국정농단 사건에서 도마에 오른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 문제가 없었다고 1심 법원이 판단했다. 소송이 제기된 지 1년 8개월여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6부(재판장 함종식)는 19일 삼성물산의 옛 주주였던 일성신약이 삼성물산을 상대로 낸 합병무효 소송에서 일성신약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삼성물산 합병에 총수의 지배력 강화 목적이 수반됐다고 해서 합병 목적이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합병 비율이 주주들에게 불리했다고 단정할 수 없고 합병 비율이 다소 주주들에게 불리했다고 해도 이는 현저히 불공정하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공단의 의결권 행사도 위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당시 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합병의 찬반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과정에 보건복지부나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의 개입을 알았다고 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 이사장이 의사결정과정의 하자를 인식했더라도 합병 안건에 대한 의사 표시는 합병의 효력을 좌우하는 단체법적 의사표시”라며 “내심의 의사표시보다 표시를 기준으로 효력 유무를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므로 국민연금의 의사표시 하자를 주주총회 결의의 무효·취소 사유로 삼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일성신약은 2004년부터 삼성물산 주식을 매입했다. 2015년 7월 두 회사가 합병하기 전 삼성물산 지분 2.11%(330만7070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삼성물산이 주주총회에서 제일모직과의 합병을 결의하자 일성신약과 일부 소액주주는 “제일모직에 유리하게 합병 비율을 결정했다”며 합병에 반대했다.

일성신약과 소액주주는 주식매수청구권도 행사했다. 주식매수청구권은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의 주식을 회사가 되사주는 것이다.

삼성물산은 회사 주가를 바탕으로 1주당 5만7234원을 제시했으나 일성신약 등은 너무 낮다며 법원에 합병무효 소송과 함께 별도의 가격 조정을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