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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세이(Copy+Essay)

두부와 트럼프

j.and.h 2017. 11. 20. 08:35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중국을 방문한 트럼프에게 중국 전통 음식이라며 두부를 대접했다. 공식적인 중국의 두부요리가 만 여가지가 넘는다는 소개와 함께 중국의 혁명시절 마오쩌둥이 즐겨 먹었다는 한 두부요리를 권했다. '취더우푸(취두부)'로 알려진 이 요리는 두부를 장이나 식초, 혹은 백주에 절여 삭힌 요리로 독특한 냄새가 나서 쉽게 먹기 힘든 음식이다.
제국주의 일본군에게 저항하고, 국민당과 내전을 겪는 과정에서 고전하던 공산당의 홍군들이 영양을 보충하고 굶주린 배를 채웠던 음식이다. 혁명을 그리워 하던 세대들은 지금도 기념할 만한 날이 되면 이 냄새가 고약한 두부요리와 고깔모자 처럼생긴 투박한 옥수수빵을 먹는다.
전하는 말에 의하면 시진핑은 이 음식을 '오늘날 우리 중국이 있게한 혁명의 음식'이라고 소개했단다. 예상한 대로 냄새를 맡고는 접시를 치우며 트럼프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이 두부요리가 중국의 혁명에 기여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두부 요리가 돼지고기 요리와 함께 전 세계에 확산될 수 있는 것은 자유로운 시장 때문임은 확실하죠."
문명과 전통, 체제에 대한 자부심을 '두부요리'를 통해 보여주려는 다소 의도적인 중국 최고 지도자는 어색한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독도 새우'를 통해 우리 지도자가 의도한 바는 무엇이었을까? 생각해봤다. 어리버리하게 보이는 트럼프가 만만치 않다는 생각도 해봤다.
- 황효순 한양대 교수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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