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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평창유감’ 벌레소년 - “평창유감 인기에 당황…더 잘 만들 걸” 본문

역사/대한민국

[인터뷰] ‘평창유감’ 벌레소년 - “평창유감 인기에 당황…더 잘 만들 걸”

j.and.h 2018. 1. 31. 17:56

[인터뷰] ‘평창유감’ 벌레소년 - “평창유감 인기에 당황…더 잘 만들 걸”

“올림픽 단일팀 과정보고 ‘평창 유감’이라는 제목이 머릿속에서 안 떠나더라”

무명의 청년 뮤지션이 만든 랩 곡 ‘평창유감’이 유튜브를 중심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욕설이 너무 심하다” “시원한 사이다” 양 극단으로 평가가 엇갈리는 가운데 닉네임 ‘벌레소년’이 만든 이곡은 급기야 30일 네이버 실검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듣기에 따라 적잖이 불편한 욕설과 가사 내용 속에서도 번뜩이는 촌철살인의 풍자와 위트가 넘치는 랩의 주인공이 궁금했다. 29일 ‘평창유감’ 유튜브 동영상에 메일 주소를 남겨 인터뷰 요청 의사를 전달했다. 답장은 곧장 왔다. ‘3류 개인 뮤지션에게 관심을 보여주어 고맙지만 신분 노출을 원치 않아 인터뷰는 사양하겠다’는 것.

그래도 궁금증은 풀어야했기에 놓지 않았다. 몇 차례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최대한 신분노출을 하지 않고 이메일 인터뷰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자신이 평창유감을 만든 벌레소년이라며, ‘무명의 3류 뮤지션’으로 소개한 그와의 인터뷰를 1, 2부에 걸쳐 소개한다.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느낀 벌레소년은 예상보다 정치와 세상일에 밝았다. 몇 군데 오타와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한 민감한 몇 문장을 제외한 전문을 거의 그대로 소개한다.

벌레소년 '평창유감' 유튜브 영상 캡처 이미지 

 벌레소년 '평창유감' 유튜브 영상 캡처 이미지

 

- '평창유감'이 유튜브, 페이스북 등 SNS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조회수도 굉장하던데, 사람들이 얼마나 봤는지 혹시 카운트 해봤어요?

지금 확인해보니 23만 명이 넘었네요. 봐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 평창유감이 인기를 끈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저 같은 무명 뮤지션은 오히려 무관심에 더 익숙하다보니 사실 지금의 상황이 많이 당황스럽고 믿겨지지 않아요. 그래도 생각을 해보니까 그만큼 현 정부에 대한 불만이 많이 쌓인 결과가 아닐까 생각 됩니다. 최근 친 정부 성향의 사람들로 방송 사장들이 교체 된 이후에 너무 편향된 프로그램들이 많아지고, 심지어 예능마저도 친 정부 사람들이 출연하여 다소 불편하신 분들이 많은 거 같아요.

여기에 문꿀오소리들의 댓글 조작행태와 언론 기자들에 대한 탄압, 정치 보복에 따른 보수 진영의 긴장감 심화가 저 같은 B급 음악인의 콘텐츠에 강한 흥미를 느끼게 만든 원인이라고 봅니다. 여기에 최저임금, 자사고, 외고 폐지, 블라인드 채용, 비트코인 사태, 권력을 이용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과정 등이 젊은 층에겐 불만사항으로 쌓여가던 상황이었고요. 그러다가 올림픽 선수들까지 국가의 권력으로 개입하는 모습에서 전 연령층이 강한 공감대가 형성된 시기에 관련 내용을 다룬 제 음악이 나와서 큰 이슈가 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 작사, 작곡, 편곡, 연주, 녹음, 믹싱, 마스터링 죄다 3일 컷이라고 소개했는데, 3일 만에 혼자 완성한 건가요?

네. 그렇습니다. 사실 제 기준으론 대충 만든 음악인데, 반응이 너무 좋아서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심혈을 기울일 걸 하는 약간의 후회(?)도 하는 중입니다. ㅋ

- 인기를 예상했어요? 가사는 어떤 점에 주안점을 둬서 썼는지도 궁금합니다.

제 노래가 이렇게 알려지고 공유될 거라고는 전혀 예상 못했습니다. 지금도 믿기지가 않고요. 인터뷰도 상상도 못한 일이고요. 예상을 못하고 있어서 어디 출연 제의나 인터뷰에도 소극적으로 임하는 중이에요. 이번 일은 1회성에 불과한 현상으로 보고 있어요. 이런 현상의 연속성은 기대하지 않고 있습니다.

가사는 단순히 올림픽단일팀 문제만이 아닌, 반복된 현 정부의 지나친 개입은 결국 운동권 좌파들의 잘못된 국가관과 민주주의관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결론에서 적절히 깊이를 조절하는 쪽에 주안점을 두었습니다. 즉, 평등한 결론을 만들기 위해선 필연적으로 과정의 불공정성과 기회의 불평등성이 발생된다는 걸 얘기하고 싶었는데, 너무 깊이 들어가는 거 같아서 다음 곡들로 나머지 퍼즐 조각을 맞추어 갈 생각이에요.

- 이 곡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계기가 있어요?

탄핵 이후에 너무 급하게 지도자가 선출되다보니, 충분한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어설픈 선거가 돼버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그 결과는 어설픈 외교나 경제 정책, 대책 없는 예산 정책 등에서 이미 확인이 된 부분이겠고요. 이런 문제들의 원인이 운동권 좌파들의 그릇된 국가관에 있다고 보고, 이에 대해 비판하는 음악을 만들어야지 하는 생각은 계속 했었는데, 음악으로 만들기 좋은 소재가 올림픽 단일팀 과정에서 나왔다고 생각해요. 원래 다른 노래를 만들고 있었는데 하루 종일 ‘평창 유감’이라는 제목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아, 결국 이 노래부터 만들어야 다른 작업도 하겠구나 싶어서 3일 만에 만들었어요.

- 평창유감이 인기를 끌다보니, 벌레소년이 누구냐는 궁금증도 일고 있는데요, 본인 소개 좀 해주시죠.

제 개인적인 부분에 대한 공개는 많은 고민을 하게 만들어요. 일베 회원에 대한 반감과 정치 음악인에 대한 이질감, 제가 느끼는 저란 사람에 대한 모자람 등이 뒤섞여서 최대한 저를 숨기는 쪽으로 가고 있어요 ㅋ 한 개인으로서 표현의 자유가 제한된 한국사회에서는 1회성에 불과할 수도 있는 제 노래에 대한 반응만으로 저를 노출하는 게 그리 현명하진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공개해드릴 수 있는 저에 대한 정보는 저는 한국 남성이고, 이성애자이며, 이퀄리스트, 반종북주의, 안티 막시스트(마르크시스트)이자, 안티 페미니스트, 그리고 음악 하는 일베 회원이라는 점입니다. 벌레소년의 뜻은 음.. 일단 ‘벌레’는 네티즌들끼리 서로 벌레 취급 하는 B급 문화의 상징으로 설정한 것이고, 감성적 도구인 ‘음악’을 한다는 관점에서 감성적인 단어인 ‘소년’이라는 말을 뒤에 붙여서 만들게 되었습니다.

- 흔히 2030세대는 문재인 정부를 끌고 가는 주축 세대 586 운동권 세대와 다르다는 분석을 하는데, 2030세대로서 동의하세요?

2030 세대를 보면, 탈이념화가 심한 편이면서도 상당히 이기적인 세대라고 생각합니다. 태어나서 희망이란 걸 별로 경험해본 적도 없고, 단 한번 세상이 좋아져 본 적도 없는 그들 세대의 입장에서 유일하게 세상에 들이 밀 수 있는 잣대라고는, 윗세대보다 더 어려운 문제를 풀며, 더 엄격한 감시 속에, 더 치열한 경쟁을 거쳐 대학교를 입학하고 졸업했다는 경험뿐이죠.

결국 결과만 좋으면 과정이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 식의 관습에 강하게 저항하는 세대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고. 정유라나, 정용화 사건 등에서도 올림픽 단일화 문제처럼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고 봅니다. ‘유명인이나 운동선수들, 재력가들을 특혜를 줘서라도 유치하면, 너희들 모두 좋은 인맥을 쌓게 되는 것이고, 학교레벨도 올라가는 거다‘라는 식의 주장이 어느새 학연이 먹히지 않는 낮은 취업률과 맞물려서, 기괴하게도 과정의 공정성을 요구하는 사회를 만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연히 화염병이나 던져가며 제대로 공부해본 적도 없고, 논문표절이 당연하던 586 세대들에겐 이런 사고방식과 여러 면에서 충돌할 수밖에 없다고 봐요. 물론 지금의 젊은 세대들이 자신도 학연, 혈연, 지연의 특혜를 누릴 수 있다 해도, 과연 똑같이 과정의 공정함을 주장할지는 미지수지만요. 헤헷. 끝으로 저는 2030세대 일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 다르다면, 뭐가 가장 크게 다를까요?

이기적인 부분에선 어느 세대나 별 차이는 없겠지만, 여전히 진행 중인 민주화 과정의 공정함과 민주성에서는 큰 차이가 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586 세대는 자신들의 무능력함과 잘못된 방법들에 대해 역사적 미화로만 해소하려는 경향이 큽니다. 허위 사실과 거짓으로 국민을 속인 방법마저도 ‘민주화’라는 결과 속에 모두 합리화시켜버립니다. 그것의 도덕적 책임과 반성 따위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죠.

하지만 더 이상 과정의 공정성과 도덕성을 상실한 그들의 주장이 퍼지긴 힘들다고 봅니다. 수정주의 역사관을 악용한 막시즘이 대학가에 침투하기가 쉽지 않아진 것은, 지금의 대학생들은 노력을 하지 않는 동기와의 조별 발표 점수가 똑같이 분배되는 것에 대해 이미 부당 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오히려 막시즘보다 페미니즘이 주입되는 게 더 빠를 정도죠.

그것은 ‘나’라는 개인이기주의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인데, 586 세대는 ‘우리와 적’이라면 지금의 젊은 층들은 ‘내가 먼저 그 다음이 너일 수도’라는 개념으로 차이가 있다고 봅니다. 이런 이기주의가 역설적으로 과정의 부도덕함이나 불공정성에 대한 거부감을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는 게 흥미롭습니다. 아직 젊은 층들이 살아갈 날이 더 많으므로, 그들이 과연 586 세대처럼 카르텔을 형성해서 아래 세대에게 흡혈귀 같은 존재가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알겠지만요.

(2부에서 계속)

 

[인터뷰] ‘평창유감’ 벌레소년 (2부) - 평창유감은 수꼴판 ‘한국을 조x...’ ?

 

“평창유감이 고소감? '난 마이크를 놓을 생각 없어'. 오그라드는 이 가사 신곡에 넣겠다”

벌레소년의 ‘평창유감’ 돌풍과 관련해 정치웹진 서프라이즈 편집장을 지낸 공희준 시사평론가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다음과 같은 평을 남겼다.

「평창유감」이라는 해괴하고 몹쓸 동영상이 유튜브에 슬금슬금 나돌고 있더라. 조회수도 무서운 기세로 높아지고 있다. 참여정부 최고존엄 탄핵 사태 당시에 대유행했던 「한국을 조x 100인의 개새끼들」의 수꼴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문제는 이 수꼴판 「한국을 조진…」이 꼰대 냄새를 전연 내지 않는다는 점이다. 수구 꼴통으로 불리며 욕을 먹어온 정치집단 또는 사회세력이 꼰대 냄새를 피우지 않는 방법을 마침내 터득하기 시작했음을 알리는 불길한 징조다. 이와는 정반대로 문재인 정부의 주축세력이자 중핵집단인, 이제는 50대의 예비노년에 들어선 86세대는 가면 갈수록 꼰대 냄새가 짙어지는 중이다.

지금은 21세기다. 악한 쪽이, 혹은 약한 쪽이 지는 것이 아니라 꼰대 냄새 풀풀 풍기는 편이 무조건, 절대적으로 패배하는 시대다. 달갑지도, 바람직하지도 않은 현상일지언정 이것이 지금의 시대정신이고 바람의 방향이다. 그게 싫으면 타임머신 타고 30년 전으로 돌아가면 된다. 혹여 만들 수만 있다면.

벌레소년은 인터뷰에서 공희준 평론가가 지적한 ‘86세대 꼰대들’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군대를 가야하는 원인이 김정은에게 있다는 논리로 귀결되며, 종북주의를 역겨운 것으로, 김정은의 협박이 젊은 층에게는 촌스럽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는 벌레소년의 이야기를 계속 들어본다. 자신을 일베회원이라고 소개한 벌레소년의 ‘일베의 가치’에 대한 언급도 있다. 독자에 따라서는 눈살을 찌푸릴 수도 있으나 일베회원의 솔직한 심정을 확인할 수 있다는 가치는 있어 보인다.

벌레소년의 '평창유감' 유튜브 동영상 캡처 이미지 

 벌레소년의 '평창유감' 유튜브 동영상 캡처 이미지

- 이전 세대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걸 무의식 중에 교육받은 반면, 2030세대가 통일을 바라보는 눈은 좀 다른 것 같은데요. 김정은에 대한 반감이 통일에 대한 거부감이랄까, 반감을 부추기는 원인이 될까요?

통일이 됐을 경우, 북한 주민 2천 5백만의 사람들에게 ‘의료보험’, ‘국민연금’, ‘기초노령연금’ 등의 복지 예산 지출의 폭발적 증가도 우려되거니와, 중국, 러시아와 군사 경계선이 맞닿게 되는 문제로 인해 여성까지 징병 될 수 있고, 군사비도 몇 배로 늘어나게 되는 등의 예산 지출관련 문제들이 현실적으로 발생합니다. 결국 이 문제는 지금의 젊은 층들을 ‘또 다시’ 희생시키는 결과로 이어지겠죠.

또한 K-POP 등을 통해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이 기성세대보다 높아진 젊은 층에게 김정은의 협박이나 무력 도발 등은 너무 촌스럽고 거부감이 드는 방식이고, 더 나아가 남녀평등을 외치는 요즘 젊은 남녀 간의 민감한 소재 중에 하나가 바로 ‘군대’인데, 결국 징병의 원인이 김정은에게 있다는 논리로 귀결되므로 거부감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고 봅니다. 결국 현실적으로 자신의 이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김정은은 결코 온건하게 생각될 여지가 젊은 층에겐 전혀 없는 셈이죠.

- 2030 세대는 문재인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층이었는데, 평창올림픽 논란으로 돌아섰다는 평가가 있어요. 이 분석이 맞을까요? 2030세대는 왜 문 정부를 지지했고, 그렇다면 현 시점에서 왜 돌아섰다고 보세요?

2030세대는 이기적이고 탈이념적이며 감정적입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게이트, 굿판, 헤어스타일링과 피부미용 등의 확인되지 않은 내용들만으로도 2030 세대가 보수를 찍지 않을 이유는 너무나 충분했던 상황이었고, 당선될 가능성이 높은 사람에게 투표함으로서 승리자의 기분을 느끼고도 싶었겠죠. 어차피 젊은 층에겐 누가 대통령이 되던 자신의 삶이 극적으로 나아질 가능성이 없다는 걸 잘 아니까요.

그런데 문재인 정부에서는 지나치게 젊은 층만을 희생시키는 정책들로 젊은 층들의 이탈을 자초한 면이 있습니다. 느닷없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던가, 최저임금을 폭등시킨다던가 하는 정책은 그저 감상적인 목표만 있을 뿐, 현실 속에서는 공정한 경쟁이 사라지고, 아예 기회마저 없애는 결과를 낳고 말았죠. 갈 곳이 없는 젊은 층들이 의존했던 건 ‘비트코인’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것마저 문재인 정부의 어설픈 발표로 가격이 요동치고 젊은 층들은 ‘직접적’ 피해를 보고 말았죠. 안 그래도 분노할 상황인데, 올림픽 선수단까지 정부가 개입해서 과정의 공정함보단 불명확한 평화라는 결과를 앞세운 권력 남용을 해대니 이에 대해 더 이상 젊은 층들, 그리고 국민들이 참을 수 없었다고 봅니다.

특히 아이스하키팀의 여성 멤버들이 개개인의 사연도 기구했고, 엄청 고생해서 얻은 출전 권한을 정부가 맘대로 제한시켰다는 점, 스포츠를 통해 우리가 확인코자 했던 땀의 결실, 그 순수한 과정의 아름다움을 역겨운 종북주의가 차지했다는 점에서 젊은 층들이 반응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보수 진영의 이해관계가 더해져 상황이 이탈한 젊은 층에 비해서 엄청나게 확장되었다고 생각합니다.

- 2030 우파청년이 보는 보수세력이랄까, 이전 이명박, 박근혜 정부는 어땠던가요? 보수가 왜 실패했다고 보세요?

저는 실패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단지 잘못을 했을 뿐이죠. 잘못은 법적으로 해결하면 되는 거니까 판사님께서 알아서 판단하실 문제겠고요.

이명박 정권은 4대강 공사로 홍수 피해로부터 안전을 만들었고, 농민들이 편하게 물을 쓸 수 있는 기반까지 만들었죠. 그걸 지금의 정부가 다 망치고 있지만요. 경제 위기 상황에서는 일본과의 환율 스와핑으로 뛰어난 환율 타격을 최소하기도 했고요. 이번에 알려진 UAE와의 원전 수주 계약도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조 단위의 돈을 벌어오는 동안, 현 정부는 조 단위의 돈을 공무원 늘려서 날릴 생각을 하니 참 대비가 많이 되네요.

박근혜 정권은 코레일 노조를 타파해서 흑자 전환에 성공시켰습니다. 노조의 과보호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줬는지를 알려주는 사례였다고 생각합니다. 전교조 법외노조화나 통진당 해산을 통해 부당한 목적을 가진 카르텔에 대항해서 정의구현을 잘 해내기도 했죠. 국가신용등급도 일본보다 높기도 했고, 대학등록금 인상률도 제일 낮은 정부였다는 것도 흥미롭죠. 그런데 정작 대학생들한테 가장 부정적인 대통령이란 건 함정이네요 ㅋ

박근혜 정권의 몰락에는 미온적 대처가 크게 작동했다고 생각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방식은 침묵 정치와 양자택일 전략으로, 시끄러운 운동권 좌파들에겐 아주 효율적인 방법들이긴 했으나, 단 한번이라도 침묵이 묵인으로 인식되는 순간엔, 정치판은 그야말로 집단 린치를 향한 광란의 파티장이 된다는 것을 간과했다고 봅니다. 결국 굿판까지 벌였다는 수준으로 광란이 벌어지는 단계로 갔을 땐, 그걸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침묵 정치에선 없었다고 봐야겠죠.

최순실과의 관계도 비난의 대상일 수 있겠으나, 태블릿PC얘기가 나왔을 때부터 차근차근, 그리고 적극적으로 반박과 해명을 했었다면 탄핵까지 갔을까 싶습니다. 어쨌든 지금은 최순실만도 못한 정부에서 살고 있는 게 그나마 보수 진영에선 다행이란 생각도 해봅니다. 실패를 논하기엔 알아서 ‘더’ 실패해주는 좌파 정부가 있으니까요.

- 무명 3류 뮤지션이라고 스스로 소개했는데, 앞으로 목표도 음악인가요? 아니면 취미? 미래에 대한 계획도 궁금하네요.

몇 년 전 벌레소년으로 디지털 음반을 발매했었는데 3개월 만에 전곡 중지 당하고 삭제 당했습니다. 아마 정치적인 이유 때문이겠죠. 우리나라 대중음악계의 적폐랄까요? 정치적인 음악들은 삭제와 검열의 대상이라는 그들만의 검열문화가 아직 남아있기 때문에 절 그냥 3류 뮤지션이라고 한 거예요. 발매도 못하는 음악인이니까 3류고, 제 실력도 3류고.

해보고 싶은 건, 제 건반과 손가락만 나오는 스트리밍 방송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가사와 음악에 대한 아이디어도 받으면서 같이 음악을 만드는 개인방송을 해 보는 거구요. 이건 그냥 꿈일 뿐이고, 앞으로의 계획은 ‘계속 음악을 하자, 벌레소년이란 이름으로 당당하게 얼굴을 드러내도 괜찮을 정도로’입니다. 차기 곡은 남자한테만 데이트 비용을 미루는 여성들에 대한 비판곡인 ‘매춘 연애’와 대통령 지지율 빼고 금리, 기름값, 원화, 임금, 세금, 물가 등이 다 오른다는 정치 풍자 곡인 ‘다 올라’를 작업 중에 있습니다.

- 일베회원으로 아는데, 언론은 흔히 일베를 루저의 해우소 정도나, 혐오사이트 정도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아요. 부정적인 비판은 많으니, 이렇게 묻고 싶네요. “그럼에도 왜 일베를 이용하시나요?”

일베 싸이트는 표현의 자유가 극대화 되어있기 때문에, 그 속의 많은 표현들이 다양한 집단과 충돌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그것은 결국 악평으로 이어지는 것이겠고요. 하지만 다르게 보면 아주 솔직한 이야기를 엿볼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봐요. 인간의 내면 속 더러운 얘기들이 공유되고 공감을 얻는 과정은 아주 흥미롭습니다. 그것은 정치적인 이유일수도 있고, 자신의 열등감의 발로일 수도 있고, 원인은 다양하겠죠.

그것이 무엇이든 인간의 간사함과 치사함, 비겁함, 이기심, 유치함, 미천함 등등이 모두 솔직하게 드러나 있다는 게 큰 재미예요. 누구는 그걸 정치적으로 평가하려 들고, 누구는 그걸 도덕적 잣대로 구분하려 들죠. 근데 결코 일베만큼 솔직하진 못하다고 봅니다. 정치적인 팩트 체크나, 속보에 대한 것도 일베를 통해 쉽게 전달받을 수 있습니다. 토론이 가능한 댓글 시스템은 타인끼리의 대화에서도 정보를 얻을 수 있게 해주고, 관련 내용에 대한 사고의 확장 시간을 현저히 단축시켜 줍니다.

더러운 솔직함은 다양한 반론을 허용하고, 그 반론에 대응하는 또 다른 팩트와 논리를 통해 얻는 정보가 꽤 많았습니다. 결국 이렇게 표현의 극단적 자유는 선순환 됩니다. 물론 아닌 글이 더 많지만요 헤헷.

또한 운영자한테도 쌍욕도 할 수 있는 싸이트는 일베가 유일하죠. 유저들이 폭동을 일으켜 운영자의 잘못된 운영에 대해 저항할 수 있는 시스템도 너무 웃기고, 민주주의를 우스꽝스럽게 활용한다는 점에서 기발하다고 생각해요. 다른 커뮤니티는 운영자의 입맛에 맞춰 눈치 보며 글을 써야 하는데 이곳은 그런 면이 최소화 되어있으니까요. 이점은 제가 마음 놓고 음악을 만들고 올릴 수 있는 환경이란 걸 의미합니다.

제 음악 속 메시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줄 수 있는 커뮤니티는 현재로선 일베 밖에 없습니다. 표현의 폭넓은 자유가 목마른 사람들에겐 일베는 아주 유용한 대나무 숲이 될 것입니다. 단, 당신도 그들에겐 혐오의 대상이 될 수도, 동시에 당신의 추악함을 공유할 수 있는 동지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잊지 마셔야겠죠.

- 평창유감이 확 뜨면서 혹시 정치권이나 어느 단체로부터 고소고발 위협은 없었어요?

제 노래가 알려지면서 오늘 유튜브 댓글 창에 고소감이라는 내용이 올라오고 있네요. 아마 문꿀오소리측에서 좌표를 찍은 거 같은데 고소감이라니깐 가삿말이 떠오르네요. ‘니들이 고소해도 난 이 마이크를 놓을 생각이 없어.’ 이 오그라드는 가사를 신곡에 꼭 넣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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